@sincerelyblanc
흰의 취향 수집소
record/poe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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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레몬진저는 아스팔트에서 새끼손가락을 떼어낸 후 가위눌림에서 풀려날 때처럼 균열을 만들어냈다 손끝에서 시작되어 다른 끝을 찾아 맹렬히 가는 줄기들이 있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겨드랑이까지 자랐다 레몬진저는 한쪽 팔을 움직여 우둘투둘한 아스팔트의 흠집과 거의 하나가 된 정수리를 박박 긁어서, 자신의 작은 머리통을 뜯어냈다 목을 수직으로 꺾은 뒤 차원을 달리하는 그림처럼 허공을 부수는 소리를 내며 바닥과 분리되었다 그는 투명한 모습으로 서서 사람들이 다 가버린 시내를 쳐다봤다 차도에는 차가 없었고 인도에는 사람이 없었다 불빛들이 있었다 레몬진저는 말했다  — 소다수를 만나러 가야겠어 장수양, 레몬진저의 새로운 삶, 《손을 잡으면 눈이 녹아》
  • 어려운 건 결심의 문제다 저 구름은 오 분간 한자리에 머물러 있기로 한 모양이다 오 분 후 구름은 쉬지 않고 내내 자세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보고 있는 오 분간이다 바람이 구름을 지나치는 순간, 구름의 모양은 흐트러진다 그것이 바람의 힘이었을까를 생각하는 것을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? 그 역도 마찬가지다 구름의 힘이 바람을 불러들인 것은 아니다 저기 있는 구름을 결정한 것은 구름의 형태가 아니고, 내가 보는 구름은 오 분간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구름이다 우리는 오 분간, 아주 약간, 옮겨진 건지도 모르지만 하재연, 오 분간, 《라디오 데이즈》

    오 분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