레몬진저는 아스팔트에서 새끼손가락을 떼어낸 후 가위눌림에서 풀려날 때처럼 균열을 만들어냈다 손끝에서 시작되어 다른 끝을 찾아 맹렬히 가는 줄기들이 있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겨드랑이까지 자랐다 레몬진저는 한쪽 팔을 움직여 우둘투둘한 아스팔트의 흠집과 거의 하나가 된 정수리를 박박 긁어서, 자신의 작은 머리통을 뜯어냈다 목을 수직으로 꺾은 뒤 차원을 달리하는 그림처럼 허공을 부수는 소리를 내며 바닥과 분리되었다 그는 투명한 모습으로 서서 사람들이 다 가버린 시내를 쳐다봤다 차도에는 차가 없었고 인도에는 사람이 없었다 불빛들이 있었다 레몬진저는 말했다
— 소다수를 만나러 가야겠어
장수양, 레몬진저의 새로운 삶, 《손을 잡으면 눈이 녹아》